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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혹은 명상

명상 알리바이 #1

by 사막삼족오 2016. 6. 22.

 

저에게 명상은... 휴식 입니다.

 

국민은행 상품전산개발자. 윤○식

 

 

윤○식: 안녕하세요. 여의도 명상센터에서 명상을 하고 있어요. ^^

 

삼족오: 현재 야근이 잦으신데(?) 어디서 근무하고 계시죠?

 

윤○식: 저는 국민은행에서 상품전산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냈을 때 그 상품을 전산에서 구현하는 작업입니다.

 

금융은 고객들의 자산을 늘려주는 것이 목적이예요. 개개인이 모두 자산관리자를 둘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그 일을 대신해 주는 겁니다. 고객들은 자신의 자산을 은행에 맡기고 은행은 그 댓가로 금융수수료를 획득하는 거예요.

 

삼족오: 은행에 근무한다고 하면 깔끔한 이미지가 떠오르고 안정된 직장이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윤○식: 실제로 저희 전산팀은 1원도 틀리지 않는 정확한 금융계산이 생명이기 때문에 가끔은(?) 정신없이 바쁠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전산에서 에러가 나게 되면 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죠.

전산에서 금액이 틀리게 나온다거나, 전산시스템이 갑자기 중지되어 버리는 상황이 되면 정말 가슴이 철렁합니다.

금액이 달라져 버리거나 거래가 안되어버리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그때부터 고생하는거죠.

 

내 돈이 아니라 타인의 돈이라는 민감성 때문에 금융에서는 항상 정확성을 요구당해요.

전산시스템이 잠시 에러가 나서 작동이 안될 경우, 죄송합니다.라는 말로는 안되는 게 바로 '돈'이라는 특수성 때문이예요.

금융권에선 실수를 했을 때 융통성을 발휘하기 힘들어요.

 

전산을 30분정도 중단하게 되면 금융감독원에 신고가 접수되기도 하고....

그로 인해서 저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강박증 증세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은 의연해졌어요.

 

 

삼족오: 선생님에게 "명상"은 무엇인가요?

 

윤○식: 휴식........ 명상을 하고있으면 좋고 편안해요.

 

 

삼족오: 고리타분하지만 명상은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윤○식: 2011년부터 시작. 이제 딱 5년 됐네요. (웃음)

 

(자신감 있게) 사실 정말 못 살 정도로 힘들었었어요.

 

직장생활 20년 채 덜 됐을 때... 직장생활이 힘들고... 40대 중반이 되어가고... 돈을 버는 것 말고는 뭔가를... ....자아실현이라는 개념도 없는 것 같고.... 그냥 마음이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사회생활은 계속되었어요.

전 공존하는 삶을 원래 바래왔었는데... 조직은 매일 선의의 경쟁이 아닌 생존을 위한 경쟁만을 요구했기 때문에 저한텐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승진을 하는 사람들도 냉정하고 자기만 아는 사람들이 상사가 되어 자기마음대로 안되는 부하직원을 못살게 군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구요... ‘다들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라고 사람들은 말하겠지만 전...‘어쩔 수 없이 이런 생활을 해야 돼?’ 속으로 많이 생각했죠.

그러면서도 제 스스로 그 말에 동조를 하고......

 

정말 힘들지 않았더라면 그냥 그냥 갔을텐데 계속 힘들었어요. 그 상황에 편승하기가........

‘나만 유별난건가?’ 하는 생각도 많았지만...

 

이런 마음을 같이 공유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 더 힘들었고,

외톨이가 되어가는 느낌이었어요. 불면증도 심해지고...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건데 이러다가는 막다른 골목으로 (심리적인 궁지)... 가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앉아서 일을 못할 정도로 힘든 상태도 있었어요.

 

“당신은 왜 대범하게 대처하지 못하냐....”라는 아내의 말들...

나를 공감하지 못했던 아내가 그때는 원망스러웠어요.

 

내가 아무리 힘들다고 외쳐도 그것을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거...

앉아만 있어도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곤 했어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도 선생님이 나를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랬는데

나는 환자, 고객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치료에 기대를 저버렸어요.

 

나와 같이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게.... (먼 산 주시)

그리고는 제 모든 인연들이 막 떠올랐어요.

 

그래서 그때 사촌 누나한테 전화를 했는데 “너 요즘 힘드니?” 라고 하셨어요.

그 말 한마디에

아... 나의 심정을 그대로 얘기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누나를 찾아갔어요.

누나한테 이런저런 답답한 얘기를 다 했더니 마음빼기명상을 얘기해줬어요.

 

“분명 도움이 될거다. 마음빼기명상을 한 번 해봐라.”

 

그때 저는 그 상황을 이겨내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냥 그 상황에서 도피하고 싶었어요.

제 스스로 궁금했던 건, 이런 힘든 마음들이 오로지 나만 힘들게 받아들이는 건지 아님 어떤건지 차근차근 알고 싶더라구요.....

의연하던지 무감각하던지 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변하고 싶었어요.

 

어쨌든 마음빼기명상이 (현재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가능하다고 하니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어요.

 

정신과 진단서를 과감히 들고 회사에는 병과 휴계를 내고 논산에 있는 메인센터로 들어갔어요.

아내의 반대가 엄청났었지만, 그땐 가족이라는 것보다 내가 먼저 죽겠으니까.....

내가 아픈 상태인데 가족이 옆에서 그것을 지켜본다는 게 서로 힘들고 아이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으로 미칠 것 같아서 과감히 들어갔어요.

 

그리고는 메인 센터에서 5개월 동안 명상을 했어요.

 

 

마음빼기명상 메인센터 전경

 

 

삼족오: 집중적으로 그렇게 명상을 하면서 어떠셨어요?

 

윤○식: 전 3과정을 7주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을 때가 있었어요.

 

자기혐오도 많아지고.... 집으로 가버릴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근데 ‘처음으로 돌아가서 처음 배웠던대로 진짜 해보자.’ 라는 하면서 1과정을 다시 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버리면 너무 뻔하잖아요. (다시 똑같은 생활이 반복될거라는 두려움이 컸어요)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고 나니 빼기명상을 하고 있는 나의 자세가 잘못됐다는 것을 그때 인정하게 되었어요. 명상의 방법이 잘못된 게 아니라..... (명상 방법은 너무 쉽고 간단하거든요.)

 

그때서야 명상의 방법에 대한 말이 귀에 들어왔고, 감사함을 느꼈어요.

그리고, 나를 조금 바꿀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처음 들었죠.

 

근데 그때부터 세상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지게 되더라구요.

 

“세상을 대하는 자세를 새로 배우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면 맞을거 예요. 내가 완전히 틀렸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그리고 마음으로 인정이 되었어요.

 

‘내가 항상 잘났고, 옳고, 잘 살아왔고, 그래서 이만큼 살고 있는 거잖아.......’

‘근데 정말 잘 살았다면 왜 (세상에)부딪쳐서 이러고 있는데?’ 나 자신한테 솔직하게 물어봤어요.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틀렸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다시 회사에 복귀했을 때,

전 새 직장에 다니는 기분이었어요.

매일매일이 새로운 도전 같았고.

 

주변 사람들은 예전의 내 모습 그대로 나를 대했지만, (어두웠던 나를 기억하고)

(하지만 저는 이미 마음가짐이 달라졌기에)

 상대를 탓하고 원망했던 나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나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나의 논리를 강요했던 예전에 비해서 조금 더 공손하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처럼... 충분히 엎드린 자세로 저의 의견을 상대에게 전달하고......그렇게 했더니...

도와달라고 하면 못이기는 척 도와주고 예전과는 다르게 나를 대하더라구요.

 

 

 

삼족오: 그럼 지금은 직장생활이 어떠세요?

 

윤○식: 일단 직장생활이 힘들지 않아요.

 

내 24시간의 반 이상을 직장에 있는데 그곳에서의 생활이 어렵지 않고

성과를 내고 있고, 부딪침도 없어지고,,, 너그러워졌어요. 내가 생각해도...

 

상사나 동료들도 있는 그대로 보게 되었어요. 그들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게 되고, 그들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기면서 상대에 대한 이해나 수용이 가능해졌어요. 정말 그것이 가능하더라구요.

 

어떤 상사가 새로 우리 개발팀에 오게됐는데 저를 3-4개월 겪어보시곤 한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지금까지 본 봐로는 소문(함부로 말하고 자기생각만 주장하고 고집했던 사람인데....)으로 듣던 거랑 너무 다르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웃음)

 

한가기만 더.

예전에는 뭔가 내가 해내야 된다는 부담이 되게 컸어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막연하게 걱정했던 일에 대한, 또한 미래에 대한 공포감이...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은 뭐 ‘알아서 잘되겠지.. ’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일 자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계획을 세우고 그것대로 실행되는 과정동안 항상 걱정하고 불안해했었는데,

지금은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해요.

 

지금은 그냥 순간의 필요에 의해서 하고, 하루에 감사하고, 주어진 것에 그때그때 감사하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웃음)

 

 

삼족오: 마음빼기 명상 말고 다른 명상도 해보셨다구요?

 

윤○식: 인도명상을 99년도부터... 11년 정도를... 2011년까지...

 

진통제를 먹는 것처럼 인도명상을 했었어요.

 

근데 그것이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았어요. 방법적인 것이 명확하지 않았거든요.

 

실제로 전 제가 슈퍼맨이 되길 원했는데 되지 않아서 싫었던 것 같아요. 자기계발을 원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은 거죠.

뭔가 나를 위해, 나를 치료하기 위해서 명상하고 있다는 위안이 다였고,

뜬구름처럼 그냥 언젠가 뭔가를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정도였어요.

 

인도명상에서 하는 액션이나 솔루션들도 있었지만 관념적이었어요.

그것으로 내가 해결이 안되니까...

 

그리고 결정적인 인도명상선배의 한마디.

“네가 정말 힘든 건 알겠는데 내가 너한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 는 말이 정말 절망적이었던 것 같아요.

11년을 했지만 명상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만 많아지고 결국 그만 하게 되었죠.

 

 

삼족오: 마음빼기 명상이 좋은 이유가 있을까요?

 

윤○식: 자기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좋아요. 다른 명상들은 너무 관념적이더라구요. 많이 해보진 않아서 편협한지는 몰라도... 책을 봐도 그렇구요.

 

그리고 분명히 자기를 돌아보면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고 행동도 변하고 삶도 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윤○식: 제가 한 가지만 더 얘기해도 될까요?

 

삼족오: 네..기꺼이.

 

윤○식: 정말 감사한 게 있어요.

아내도 제가 메인센터에서 돌아와서 얼마되지 않아 바로 같이 명상을 시작해줬다는 거.

 

남편한테 마지막으로 속는 셈치고 한번만 해봐라... 했었거든요.

그땐 장모님이 돌아가신 상태이기도 했구요. 장모님이 돌아가시고 저 없이 혼자 두 아들을 키워내야 했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명상의 가장 놀라운 점은 “감사”인 것 같아요.

제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 대해서 조금씩 감사해지더라구요. 그래서 가족들한테도 감사하게 되었어요. 돌아봤더니 모자란 남편과 아빠를 얼마나 오랫동안 봐주고 있었는지를 조금은 알게 되었거든요.

 

삼족오: 명상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윤○식: 행복해지려면 명상하세요.

 

항상 뭔가에 쫓기고 등 떠밀려 사는 것 같았는데...... 이젠.......정말 감사해요...

 

 

삼족오: 명상을 어떤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요?

 

‘내 옆에 아무도 없구나.. 난 이러려고 태어난 게 아닌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요.

절박하고 외로운 사람들한테 추천해주고 싶어요.

그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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