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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없는 십오초

묘한 아름다움, 나는 카페

by 사막삼족오 2016. 6. 25.

수원 화서에 몇 번 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의 기억은 꽤나 유익했다.

 

유쾌했다고 해야하나?

 

거기서 묘한 아름다움 하나를 발견했다.

 

 

이름도 소박하지만 진솔해 보였다.

 

근데 이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보니,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I'm cafe.

 

 

'나는카페'는 수원의료원 안에 자리하고 있는 카페다.

 

회의 겸 모인 시간이었지만 완전 맛집에서 점심 식사를 끝내고 커피 한잔 하러 갔던거다.

 

겸손한 대표님은 이 카페를 계속 자랑하셨다.

 

저렴하다고 하셨고, 뭔지 모르지만 좋다는 느낌으로 계속 말씀하셨다.

 

 

병원 안에 있기 때문인지 병문안을 위한 음료판매도 함께 했다.

 

왠지 귀엽고 앙증맞아 보여 이 사진을 먼저 찍어두었다.

 

근데 더 큰 아름다움이 존재하였으니,

 

 

맛있게 커피를 만들어 주시는 알바생의 모습을 찍고 싶었다.

 

이 카페의 메뉴를 알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난 따뜻한 카페라테를 시켰다.

 

 

원두맛은 잘 모르겠고, 좌우간 우유거품은 예술이었다.  정말 라테에 맞는 휘핑의 양.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항상 검사도구를 이용해 학생들을 진단하고 해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회의 자리에서 카페로 옮겨왔기 때문인지

 

개인적인 얘기들이 시작됐다.

 

"A유형이 강한데... 볼 것도 없어... 근데 본인이 부인했잖아."

 

기억나는 소장님의 말이었다.

 

난 성격유형이 지도자유형으로 20대까지만 해도 진휘형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컴터앞에서 안되는 프로그램 만들고,

 

감성적인 내가 논리적인 사고만 요구하는 일만 하다보니 탐구형으로 바뀌었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근데 돌아보면 예술형이 맞다.

 

진단은 그냥 이제 안할란다.

 

진로유형으로 인한 나의 정체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졌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싶은 일은 분명하니까.

 

 

건강차도 팔고 분주하게 움직이신 또 다른 알바분.

 

개인적인 얘기는 더욱 깊어졌지만,

 

'나는카페'에 앉아서 나는 나를 상상하는 아름다운 오후의 단상.

 

난 '나는카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나는 카페'란 'flying cafe' 이기도 했다.

 

중의적인 의미였던 것.

 

 

묘한 아름다움과 마주했다.

 

그들이 만든 커피는 더욱 특별했고, 진했다.

 

진로에 대한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장애우에 대한 진로를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들을 위한 바리스타교육.

 

그들을 위한 일터.

 

그들은 실제 커피전문가로써 커피를 정말 잘 만든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지도 참 중요하다.

 

그들은 정말 '잘' 했다.